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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멜로디, AI 신약 개발 판도 바꾸는 진정한 ‘혁신’ 사례로 탄생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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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이테크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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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멜로디, AI 신약 개발 판도 바꾸는 진정한 ‘혁신’ 사례로 탄생 될 것"

[인터뷰] 김화종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단장


김화종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단장


인공지능(AI) 활용이 산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데 이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가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AI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평균 15년의 기간과 2~3조원의 비용이 필요지만 AI 기술을 적용할 경우 개발 기간은 약 7년, 비용은 약 6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절감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과 최적의 설계를 통해 기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10여 년 전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해 여러 형태의 AI가 활용됐는데, 최근에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발달하면서 AI가 약물 후보의 분자구조를 제안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지난 3월 엔비디아가 신약 개발을 위한 생성형 AI 플랫폼 ‘BioNeMo’를 소개한 이후 미국 제약사들은 진행 중이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멈추고 AI가 도출하는 결과를 본 뒤 파이프라인 우선순위를 바꾸려 할 정도로 AI의 파급력이 커지는 추세다.

최근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를 이끌 신임 사업단장으로 선임된 김화종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장은 “AI가 단순한 디지털 도구를 넘어 점차 지능이 늘면서 새로운 후보물질을 만들어주는 시대가 됐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신약 개발 최적화는 점차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업단장은 "AI가 신약 개발 과정의 전 주기에 걸쳐 활용되며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참여자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최적의 참여자를 선별하는 과정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 약물 복용과 관련한 리얼 월드 데이터(RWD)를 분석하는 데에도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약가를 정하거나 약의 홍보·마케팅에도 AI를 활용하는 등 AI 활용 범위가 거의 모든 신약 개발 과정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김 단장은 "예전과 같은 방식이라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빅 파마를 쫓아가는 것이 매우 어렵겠지만, AI로 인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뀐 만큼 이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됐다"고 강조했다.

AI가 생물학의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점차 정확한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는 2년 전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프로그램 ‘알파폴드’를 공개했는데, 알파폴드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염기서열 정보를 입력하면 가능성이 높은 단백질의 3D 모델을 제시한다.

알파폴드와 같은 솔루션으로 인해 단백질과 약물 후보 ‘리간드’와의 결합을 예측하는 능력을 대폭 키워 신약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분자를 식별하고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단백질 구조의 정확한 예측은 수십년 동안 생물학자들이 풀어야 할 중요 과제였다”면서 “이제 구글, 엔비디아와 같은 빅 테크가 빅 파마의 역할을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화종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단장


김 단장이 향후 5년간 이끌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MELLODDY)’의 핵심은 다수의 기업과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지 않고 각 기관에서 AI를 학습시키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연합학습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개별 연구 기관이나 기업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대규모 데이터 분석과 모델링 작업을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게 돼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뿐 아니라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김 단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AI 신약 개발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는 머신러닝으로 구현되며 데이터를 보고 학습해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가 다양할수록 성능이 개선되지만, 그동안은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기관 간에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연합학습을 도입하면 여러 클라이언트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는 대신 머신러닝 모델을 클라이언트로 보내 학습을 시킨 뒤 모델 파라미터(변수)만 가지고 오는 방식으로 마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모델을 훈련시킨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유럽에서는 연합학습 방식을 신약 개발에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특히 ‘약동학 예측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약동학이란 약을 복용했을 때 몸속에서 약의 유효 성분이 혈액을 통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수적인 약동학을 기존의 방식보다 잘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AI 기술의 발전과 보편화로 AI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으나 AI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 확보 대책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연합학습 기술을 현업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국내 최초의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습에 활용할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수록 좋지만, 각 제약사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어떻게 연합학습에 활용하게 할 것인지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며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은 참여자들이 데이터 공유를 통해 함께 대외 경쟁력을 갖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